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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저인터뷰]4년차 변호사의 로펌 이야기 - 이정란 변호사(上)  

 

4월 25일(월) … 월요병


월요일 이른 아침, 법무법인 바른의 공정거래팀 소속 이정란 변호사(여. 31)는 서울 서초구 대치동 소재 사무실로 출근을 서두른다. 지난 주말에는 회사업무를 잊고 모처럼 편안하게 휴일을 즐겼다. 하지만 여느 직장인 못지않게 일이 많아도 적어도 항상 긴장되는 것이 월요일 출근 시간이다. “에구~ 월요일이다”라며 이 변호사 역시 어깨가 석 가볍지만은 않다.


사무실에 도착하니 9시 20분. 일요일에 출근을 한 다음 날의 월요일은 전날 일의 연속이려니 하지만 이번 주말에는 이틀을 모두 쉰 덕분에 출근한 마음이 무겁다. 속으로 중얼거린다. “아! 이 아이러니…, 이놈의 월요병을 없애기 위해 일요일 잠깐이라도 출근을 해야 하나…”라는 직업병이 사무실에 도착해서도 가시질 않는다. 그는 옷가지를 추스르고 의자에 앉자마자 커피 한잔의 향기를 만끽하며 오늘 할 일과 이번 한 주 할 일 들을 체크한다.


10시경 주간 업무회의가 시작됐다. 이 변호사가 속한 공정거래팀은 매주 월요일 오전마다 변호사들 각자가 미리 작성한 주간업무일정표를 가지고 업무회의를 실시한다. 업무의 특성상 날짜를 엄수하는 것, 적기에 대응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업무를 놓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물론 어떤 업무가 팀 내에서 돌아가고 있는지 함께 공유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각자 돌아가면서 각각의 주간일정을 보고하면, 팀장의 업무지시가 뒤따랐다.

가끔은 업무지시가 아닌 잘못된 부분에 대한 지적이 따끔하게 이어지는 날도 있다. 하지만 이는 팀원 전부가 합심으로 법무법인 바른의 공정거래팀을 만들어 가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기에 쓴 약으로 받아들이곤 한다. 용케 오늘은 팀장의 질책이 없어 모두들 가슴을 쓸어내린다.


회의를 마치자마자, 이 변호사는 공정거래위원회로 출발한다. 11시 30분부터 공정거래위원회에서 A사 임원에 대한 조사가 있기 때문이다. 미리 만나서 오늘 조사의 목적이 무엇인지, 어떤 순서로 진행되는지 등에 대해 안내하기 위해 조금 서둘러 사무실을 나섰다.


11시 10분경.  공정거래위원회에서 A사 임원을 만나 절차적인 설명을 간단히 마친 뒤 조사실로 함께 들어간다. (의뢰인 보호를 위해, 상세 내용 공개는 업무상 비밀…). 수사기관이나 조사기관에서 조사를 할 땐, 배석을 하여 피조사자를 안심시키고 적절한 도움을 주는 것도 변호사의 중요한 역할이라는 것은 당연지사다. 현재 피의자가 검찰에서 조사를 받을 경우에는 변호인이 참관을 할 수 있지만 피조사자가 행정기관에서 조사를 받을 경우에는 변호인이 참관하는 것이 명시적인 법률에 의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단계에서는 담당조사공무원에 따라 참관을 허용하는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는 상황. 이 변호사는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판단이 될 경우 형사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변호인의 조사 참관을 허용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라며 평소의 지론을 가슴으로 안는다.


14시. 회사로 복귀했지만 틈이 없다. 점심으로 간단한 샌드위치로 때운다. 고객사인 B사에 새로운 리걸 이슈가 발생하여 팀장, 선배 변호사와 함께 회의차 B사를 급히 방문했다. 새롭게 시작되는 사건의 경우 조금은 더 긴장되기 마련. 어떤 리스크가 있는지, 파장은  정도인지 등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이 더 많은 상태에서 회의를 시작해야 한다. 때문에 앞으로의 사건 진행방향이 결정되는 매우 중요한 회의인 셈이다. 항상 사건의 핵심을 파악하고 최선의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 유효한 방안을 제시하는 팀장을 통해 이 변호사는 “열심히 해서 나도 저 경지에 빨리 도달해야지…” 다짐한다.


17시. 회의에서 돌아와 B사 회의내용을 정리하여 B사 담당자에게 송부한다. 회의 내용을 정리하고 확인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장기간 진행되는 공정거래업무의 특성상 진행상황을 체크하는 기본이 된다는 것.


18시 30분경. 저녁 식사를 위해 팀원들과 식당으로 이동한다. (보통 팀 막내인 식사총무가 식당 선정하는 것이 관행이라나...)


식사를 마친 후 다시 사무실로 들어선다. 밖은 제법 어두워지고 야경이 펼쳐진다. 오늘은 하루 종일 회의가 이어진 덕택에 이 변호사는 책상에 앉는다. 서류검토를 못했기에 야근을 통해서라도 검토를 완료해야 했다.


23시. 이렇게 해서 한 주 중 가장 부담스러운 월요일이 지나간다. 여기저기 불이 밝혀진 사무실이 적잖게 눈에 들어들어 온다. 퇴근을 서두른다.

 

4월 26일(화) … 가속페달 밟는 날


오늘은 모처럼, 출근방향이 사무실이 아니라 광화문에 있는 C사로 출근한다. 10시에 C사 관련 업무 회의가 이곳에서 열리기 때문. 이 변호사에는 가끔 이렇게 외부로 출근할 땐, 약간은 낯선 길이 단조로운 일상에 설렘을 주기도 한다. 오늘이 그런 아침이다. 도착하자마자 팀장과 합류, 회사 관계자들과 업무 관련 회의를 진행한다. 


정오가 되어서야 복잡다난했던 회의가 종료됐고 관계자들과 함께 식사를 나눴다.


광화문에서 대치동 사무실에 돌아오니 어느덧 오후 2시다. 제법 피곤해 지기 시작한다. 하지만 오전 회의 때 나온 쟁점과 관련 자료를 정리해서 담당자에게 송부한다. 이어 전날 새로운 리걸 이슈가 발생했던 B사와의 회의를 위한 준비를 하기 시작한다. 오후 회의는 사실관계 파악을 위한 회의여서 팀장 배석 없이 혼자 회의를 진행해야하기 때문에 부담 만발이다. 더욱 철저하게 준비한다. 회사에서 가져온 자료며 관련 서류를 점검하고 회의 때 질의할 내용도 꼼꼼히 정리한다.


17시 30분경. B사 담당자가 회사로 방문했다. 19시가 조금 넘어서야 끝이 났다. 사법시험 준비과정과 사법연수원에서는 공부방식이, 잘 정리되어 활자화된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쟁점이 무엇인지, 어떤 법률이 적용되고 어떤 효과가 발생하는지 위주로 공부를 했다. 이 변호사 역시 예외일 순 없었다.

하지만, 실무에서는 전문가가 아닌 당사자로부터 사실관계 이야기를 듣고 이를 정리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 현상에 대한 이해, 사실관계 파악, 특히 당사자들이 이야기하는 내용 중(대부분 당사자들은 법적 쟁점과 관련된 사실관계 보다는 본인 입장에서 중요한 사실관계를 이야기하기 쉽다) 법적 이슈와 관련될 수 있는 부분만을 선별하여 정리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사실관계를 이야기하도록 유도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이 변호사의 설명이다.

이 변호사는 “그렇게 할 수 있기 위해서는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 클라이언트와 관련된 산업전반에 대한 이해도 있어야 하고, 회의를 하는 상대방과의 유대감, 신뢰감도 중요한 것 같다”며 “변호사는 종합예술인”이라고 말한다.


19시 30분경이 되어서야 저녁 식사를 시작했다. 다시 사무실로 오른다. 잠시 여유를 챙긴 후 20시 30분경부터, 오후에 있었던 B사 담당자와의 회의 내용을 정리하기 시작하면서 관련 서류 검토 등을 위해 야근에 들어간다. C사 서류마저 작성하고 나니 23시다. 퇴근이다.

 

4월 27일(수), 오매불망...일에 빠지다


9시 30분. 출근과 동시에 11시에 진행될 회의를 준비한다. 어제 오전 광화문에서 진행된 C사 관련 회의가 있기 때문.

어 제한 회의를 토대로 작성한 서류를 팀장에게 납품(서류 등 작성을 완성하여 팀장에게 검토 받기 위해 제출하는 것을 일컫는 일종의 은어)하고 컨펌을 받을 예정이다. 11시가 되자 회의실에 팀원이 모인다. 회의에는 C사 담당자들도 동석했다. 회의를 하면서 제출될 자료도 확정됐다. 예상보다  회의가 길어진 탓에 모두를 점심은 도시락으로 대신했다.


이 변호사는 도시락으로 허기를 채운 듯 만 듯하고 1시 30분에 공정거래위원회로 출발한다. 2시에 C사건 서류를 공정위 담당자에게 제출하기로 되어 있어 급히 출발을 서둘러야 했다. 서둘렀지만 2시 10분이 되어서야 공정거래위원회 도착했다. 자료제출 후 공정위 담당자에게 사건 관련 브리핑이 이어졌다.


17시. 대치동 사무실에 도착하자마자 C사 담당자에게 공정거래위원회에 서류 제출된 사실 및 담당공무원 미팅내용 등을 정리해 전달했다. 허기가 찾아온다. 6시 반경 저녁식사를 하면서 잠깐의 여유를 찾는다.


20시경. 다시 회사 엘리베이터에 오른다. 어제 저녁에 검토한 B사 관련 자료를 바탕으로 제출서류 작성에 들어간다.

내일 B사에서 이 변호사를 비롯, 공정거래팀이 작성한 서류를 기초로 한 회의가 예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오늘 무조건 마쳐야 한다는 강박감으로 긴장감을 떨칠 수 없다. 시계를 보니 자정하고도 15분경이 됐다. 서류를 완성한 만족감과 함께 퇴근을 서두른다.

 

4월 28일(목), 일에 허우적대는 날


9시 30분. 출근과 동시에 어제 자정을 넘게까지 정리한 B사 관련 서류를 팀장에게 납품한다. 나름 최선을 다해 정리를 했지만 뭔가 지적사항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왠지 불안하다. 10시 20분, 납품한 서류 관련 회의다. 회의를 통해 내용 일부를 수정해 B사에 송부한다. 다만, 회사에 송부를 해도 회사에서 수정할 사항이 있으면 다시 수정을 해야 하기 때문에 안도하기는 이르다는 것을 알기에 이 변호사는 덤덤하다. (최종적으로 법원이나 행정기관에 서류를 접수하기 전까지는 네버 엔딩~)


한편 서류를 작성하기 위해 검토한 자료 중 리스크가 있는 자료와 없는 자료를 구분하여 정리하고, 리스크가 있는 부분을 체크하여 회의 자료를 만들고 팀장에게 추가 보고한다.


12시. 모처럼 여유를 갖는 점심을 챙겨본다. 오후 1시 30분, 오전에 검토한 서류, 관련 자료에 대한 리스크 검토 회의 자료를 가지고 B사로 출발한다. 회의가 길어져 6시가 되어서야 끝났다. 사무실에 도착하니 벌써 저녁 시간. 잠시 책상에 앉아 이메일을 훑어본 후 7시 저녁 식사.


이어 20시, 오후에 B사에서 진행된 회의내용을 바탕으로 서류 일부 수정에 들어갔지만 어느덧 23시가 되어 버린다. 퇴근을 재촉한다.

 

4월 29일(금), 금쪽같은 나만의 요일


역시 9시 반경 출근. 벌써 한 주가 다 지나갔다. 어제 작성한 B사 서류를 오후에 제출하면 이번 주의 주요 미션은 성공! 어제 작성된 서류를 팀장에게 납품하고 회사에 송부한다.


11시경. 메모장을 보는 순간 “앗! 공정거래위원회 심결사례연구 관련 준비…”, 생각해보니 다음 주 월요일(5월 2일)에 발표가 있는 것을 깜박했다. 서둘러 자료를 준비하기 시작한다.


정오, 식사를 마친 후 서류를 챙긴다. 13시, B사 서류 제출준비를 마치고 공정거래위원회로 출발, 이것만 제출하면 일단 마음이 편해 질 것 같다는 생각에 잠시나마 흥에 겨워진다.


16시. B사 서류를 제출한 후 사무실로 컴백. 일단 기준이 좋다. 이번 주 일 중 가장 부담스러운 일이 마무리된 셈이다. (물론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지만….)


18시경. B사에 업무진행 경과보고 후 심결사례 준비 하다가 퇴근을 준비한다. 이 변호사는  보통 금요일은 일찍 퇴근한다. 금요일 저녁만은 주말 내내 출근해도 마칠 수 없을 만한 일이 남겨져 있지 않은 한 거의 퇴근한다. 그냥 그의 개인적인 업무습관이라고나 할까. 금요일은 공부도, 일도 잘 안 된다. “아~, 금요일 6시에 사무실을 나서는 기분은 정말이지 최고다!”. (어차피, 주말에 나와야할지도 모르지만 … 일단 생각을 접는다.)

 

5월 1일(일) … 일하는 요일


비록 평일보단 느긋하게 11시경에 출근했지만 (주변엔 동료 변호사들도 더러 보인다) 일에 빠져 든다. 내일 있을 공정거래위원회 심결사례연구 발표 때문이다. 만발의 준비를 하느라 여념이 없는 동안, 어느덧 시계는 자정을 향해 달려간다. 또 다른 한 주를 위해 준비하기 위해 사무실을 나선다.

4월 하순, 이 변호사의 일주일은 고속도로를 달리듯, 여느 한 주와 다를 바 없이 그렇게 훌쩍 지나버렸다.

이성진 기자 desk@lec.co.kr

이정란 변호사는...

제47회 사법시험 합격(2005), 성균관대 법학과 졸업(2006), 사법연수원 제37기 수료(2008) 후 법무법인 바른 입사, 현재까지 공정거래팀 변호사로 활동 중이다. 주요 업무로는 기업의 ‘시장지배적지위의 남용행위’, ‘불공정거래행위’, ‘부당한 공동행위’ 등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등 공정거래 관련 법률 분야 및 관련 소송 업무 등이다.

*출처 - 법률저널
             http://news.lec.co.kr/gisaView/detailView.html?menu_code=10&gisaCode=L001002006320014&tblName=tblNews&menuName=&pressNum=676&photoYN=Y



4년차 변호사의 로펌 이야기  
등록일 2012-05-30 오후 2:01:51 조회수 3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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